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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 키즈풀 한번 해보겠다고 덜컥 계약했다가 겪은 일들

처음엔 단순히 예쁜 공간만 생각했다

지인들하고 술 한잔하다가 요즘 무인 키즈풀이 잘 된다더라, 예약이 꽉 차서 몇 달 전부터 잡아야 한다더라 하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만 해도 그게 쉬운 일인 줄 알았다. 인스타에 올리기 좋은 예쁜 타일이랑 미온수 수영장 하나 있으면 알아서 손님이 찾아오겠지 싶었던 거다. 사실 그때는 에어비앤비 창업처럼 그냥 공간만 빌려주고 청소만 가끔 하면 되는 줄 알았다. 목포 청년센터 누리나 양평의 공유 오피스 지원 사업 같은 것들이 왜 있는지 깊게 생각 안 하고, 나도 당장 사무실 하나 빌려서 사업자 내면 금방 돈을 벌 줄 알았던 거다. 하지만 현실은 정말 달랐다.

낡은 상가를 고르는 것부터가 문제였다

어디가 좋을까 고민하다가 적당히 임대료가 저렴한 구옥 상가를 계약했다. 30평 정도 되는 공간이었는데, 겉보기엔 그럴듯했지만 막상 공사를 시작하니까 문제가 쏟아져 나왔다. 수영장을 만들려면 방수랑 배관이 제일 중요한데, 이걸 간과하고 예쁜 조명이랑 스터디카페 테이블 같은 감성 가구부터 먼저 샀던 게 실수였다. 나중에 보니 설비 공사비만 예상보다 1,500만 원은 더 들어갔다. 60대 일자리 희망 센터 같은 곳에서 이런 실무적인 조언을 미리 좀 찾아봤으면 좋았을 텐데, 그땐 정말 내 눈에 보이는 감성만 좇았던 것 같다. 인테리어 하시는 분이랑 매일 아침마다 얼굴 붉히면서 싸우던 그 시간이 아직도 생생하다.

청소와 관리는 생각보다 훨씬 고됐다

무인으로 운영되니까 내가 상주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게 웬걸, 손님들이 나간 뒤의 현장은 정말 상상 이상이다. 아이들이 물놀이하고 젖은 수건을 바닥에 그대로 던져두고, 간식 부스러기는 구석구석 박혀 있다. 와우플 같은 키즈 전용 플랫폼에 등록해서 예약 관리는 어느 정도 자동화가 됐지만, 매일 오전 9시나 오후 6시에 직접 현장에 나가서 수질 관리하고 바닥 닦는 건 피할 수 없는 노동이었다. 이게 무인 창업이 맞나 싶을 정도로 퇴근 없는 일상이 이어졌다. 특히 여름철에 수영장 습기 관리하는 게 제일 골치 아팠다. 제습기를 돌려도 벽면에 곰팡이가 생기려 해서 매번 눈을 부릅뜨고 확인해야 했다.

비상주 사업자와 실제 공간의 괴리

공유 오피스나 비상주 사무실을 쓰는 사람들 이야기를 어디서 주워듣고 나도 처음엔 주소지 대여만 할까 고민했었다. 하지만 실제로 키즈풀을 운영하려면 물을 공급받아야 하고, 세금 계산서도 제대로 끊어야 하니까 결국 실제 사업장이 꼭 필요하더라. 청년창업 세액감면 같은 혜택을 받으려면 사업장이 비상주처럼 보이지 않아야 한다는 조언을 듣고 나서야 부랴부랴 현판도 달고, 공간 사용 증빙 자료도 꼼꼼하게 챙기기 시작했다. 세무서에서 나와서 진짜 영업하는 곳인지 확인한다길래 그날은 정말 심장이 쫄깃했다. 결국 사업이라는 게 서류 하나도 마음대로 되는 게 없구나 싶었다.

지금은 그냥 이대로 버티는 중이다

이제 운영한 지 6개월이 넘어가는데, 솔직히 대박이 난 건 아니다. 예약은 주말 위주로 어느 정도 차지만, 평일은 텅텅 비는 날이 더 많다. 관리비랑 임대료 내고 나면 남는 게 별로 없어서 사실 처음 생각했던 ‘월세 소득’과는 거리가 멀다. 주변에 비슷한 키즈 카페들이 계속 생겨나는데, 수영장이 없는 곳이랑은 가격 경쟁이 안 되고, 수영장이 있는 곳이랑은 시설 싸움이 된다. 결국 내가 할 수 있는 건 매일 가서 닦고, 수질 체크하고, 예약 관리하는 것뿐이다. 다시 돌아간다면 이걸 시작했을까? 가끔 텅 빈 공간에 앉아 물소리만 듣고 있으면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게 과연 지속 가능한 일일지, 아니면 그냥 내 만족을 위한 커다란 장난감인지 잘 모르겠다.

“무인 키즈풀 한번 해보겠다고 덜컥 계약했다가 겪은 일들”에 대한 2개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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