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게를 운영하다 보면 손님들이 몰리는 피크 타임이 있는데, 그때마다 입구 쪽 대기 공간이 참 애매해진다. 아이들은 가만히 있질 못하고 뛰어다니기 일쑤고, 부모님들은 눈치를 보느라 계속 스마트폰만 들여다보게 되니까. 그래서 예전에 어디서 봤던 가챠 머신이 문득 떠올랐다. 키즈카페에 가면 꼭 하나씩은 있는 그 알록달록한 기계 말이다. 사실 큰 기대는 없었다. 그냥 아이들이 몇 분이라도 조용히 자기들끼리 놀 거리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으니까.
렌탈과 구매 사이에서의 갈등
처음엔 무턱대고 검색창에 가챠 머신 렌탈을 쳐봤는데 업체가 생각보다 많더라. 월 렌탈료가 보통 5만 원에서 10만 원 사이였던 것 같은데, 기계 한 대를 가져다 놓는 비용치고는 적당해 보였다. 그런데 막상 관리라는 걸 생각하니 머리가 아파졌다. 캡슐 안에 들어갈 장난감도 주기적으로 사서 채워야 하고, 기계가 고장 나면 렌탈 업체에 연락해서 수리받을 때까지 기다리는 시간도 만만치 않을 것 같았다. 결국 당근마켓에서 중고로 기계를 하나 업어왔다. 가격은 대략 15만 원 정도 줬는데, 새것보다 훨씬 저렴했지만 겉면에 긁힌 자국이 좀 있었다. 그래도 어차피 아이들이 손으로 만지는 거라 크게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동전 교환의 늪과 소소한 소음
기계를 설치하고 나니 예상치 못한 일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가장 번거로운 건 역시 동전이었다. 요즘 현금을 들고 다니는 손님이 거의 없지 않나. 아이가 뽑기를 하고 싶다고 칭얼대는데 부모님이 현금이 없어서 난처해하는 상황이 하루에도 몇 번씩 벌어진다. 결국 카운터에 동전 교환기를 둘까 고민하다가, 그냥 카운터에서 직접 바꿔주기로 했다. 이게 은근히 업무 흐름을 끊는다. 음식을 나르거나 서빙하다가도 “사장님, 이거 동전으로 좀 바꿔주세요”라는 소리를 들으면 다시 카운터로 달려가야 한다. 게다가 그 뽑기 기계 특유의 쇠 부딪히는 소리, 동전 들어가는 ‘딸그락’ 소리가 가게 분위기와 묘하게 섞여서 처음엔 좀 어색했다.
캡슐 관리와 의외의 만족감
가장 귀찮은 건 캡슐 채우기다. 온라인에서 벌크로 캐릭터 피규어나 저가형 장난감을 사는데, 이게 의외로 돈이 든다.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캡슐을 까서 내용물을 확인하고, 부서진 건 버리고 새로 채워 넣어야 한다. 솔직히 말하면 그냥 하지 말걸 그랬나 싶을 때도 있다. 룰렛 게임이나 히든캐치 같은 게임기들은 전기 코드라도 꽂으면 되는데, 가챠 기계는 물리적인 ‘노동’이 들어가니까. 그런데도 이걸 계속 두는 이유는 하나다. 아이들이 뽑기 앞에서 조잘거리며 서 있는 뒷모습을 보면, 적어도 가게 대기실이 예전처럼 뛰어다니는 전쟁터는 아니게 되었기 때문이다.
트램펄린만큼의 존재감은 없지만
키즈카페에 있는 트램펄린처럼 아이들이 미친 듯이 에너지를 쏟는 건 아니다. 하지만 1,000원에서 2,000원 정도 되는 돈을 넣고 나오는 작은 장난감 하나가 아이들에게는 식사 전후의 즐거움이 되는 것 같다. 가끔은 기계 입구가 막혀서 손님이 호출벨을 누를 때마다 당황스럽기도 하지만, 그래도 아이들이 뽑기를 돌리며 웃는 소리가 들리면 ‘그래, 이걸로 된 건가’ 싶다가도 또 바쁜 시간에는 이 기계가 짐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효율을 따지자면 삼성가전 렌탈이나 다른 효율적인 매장 설비들에 비할 바는 못 된다. 그냥 취미도 아니고 업무도 아닌 애매한 무언가를 내 가게 한구석에 들여놓은 셈이다. 내일은 또 아이들이 기계를 험하게 다뤄서 고장 나진 않았을까, 캡슐이 다 떨어지진 않았을까 걱정하며 출근하겠지.

뽑기 때문에 아이들이 계속 움직이게 되니까, 진짜 키즈 카페처럼 관리하는 게 쉽지 않네요.
캡슐 채우는 거 정말 번거롭겠네요. 벌크로 사놓고도 관리하는 게 오히려 더 힘든 상황이 되다니, 예상 밖의 일이 많은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