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에는 아이 성화에 못 이겨 집 근처 새로 생겼다는 야외 놀이터에 다녀왔다. 사실 놀이터야 거기서 거기겠거니 싶었는데, 막상 가서 아이가 뛰어노는 걸 보고 있자니 예전에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던 바닥재나 경계석 마감이 자꾸 신경 쓰이기 시작했다. 아이가 미끄럼틀 아래로 굴러떨어질 뻔한 순간을 한 번 겪고 나니, 이게 고무매트인지 탄성포장재인지, 아니면 그냥 흙바닥인지가 갑자기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 문제처럼 느껴졌다. 예전에는 그냥 ‘아이들 노는 곳이구나’ 하고 말았을 텐데, 이제는 바닥이 조금만 딱딱해 보여도 마음이 덜컥 내려앉는다.
고무 매트의 이음새가 은근히 신경 쓰인다
새로 단장했다는 그 공원은 보기엔 참 예뻤다. 알록달록한 고무 바닥재가 깔려 있고, 조합놀이대도 최신식이라 아이가 좋아할 요소가 많았다. 그런데 한두 시간 정도 지나니까 고무매트 이음새 부분이 눈에 띄게 벌어지기 시작하는 게 보였다. 누군가 험하게 놀아서 그런 건지, 아니면 시공한 지 얼마 안 돼서 자리를 잡는 중인 건지 모르겠지만 아이 발이 걸릴까 봐 계속 뒤를 졸졸 따라다녀야 했다. 특히 고무 경계석으로 마감된 구역은 높이 차이가 살짝 있어서 아이가 뛰다가 발끝을 차기 딱 좋게 생겼더라. 땀을 뻘뻘 흘리며 노는 아이를 보면서 ‘이 정도면 안전한 건가?’ 하고 혼자 속으로 고민만 수십 번을 했다.
자연 친화적인 공간과 유지 관리의 괴리
얼마 전 다녀온 포천의 어떤 과학 놀이터는 바닥이 모래랑 나무 칩 위주였는데, 거기서도 비슷한 고민을 했다. 자연 친화적이라 아이들 정서에는 좋다고들 하지만, 사실 엄마 입장에서는 흙먼지가 신발이랑 양말 안으로 다 들어가는 게 나중에 집에 가서 빨래할 생각을 하면 꽤 골치 아픈 일이다. 그래도 포천 쪽은 입장료가 대략 1만 5천 원에서 2만 원대 정도로 형성되어 있어서 관리가 어느 정도 되는 편이었는데, 이번에 간 동네 무료 놀이터는 관리 주체가 불분명한지 쓰레기도 좀 굴러다니고 시설 노후화가 벌써 시작된 것 같아 씁쓸했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라더니, 관리는 이용객의 수만큼 따라가지 못하는 건지.
물놀이장 시설의 위생 문제는 여전히 미지수
여름이 다가오니까 동네마다 물놀이장 개장 준비로 한창이다. 작년 여름에는 집 근처 아파트 단지 내 야외 물놀이장을 꽤 자주 갔었는데, 그때도 수질 관리 때문에 말이 많았다. 눈으로 보기엔 깨끗해 보이지만, 아이들이 하루 종일 물속에서 뒹굴고 나면 은근히 피부 트러블이 걱정되는 게 사실이다. 그래서 올해는 돈을 좀 더 주더라도 관리가 확실한 유료 워터파크를 가야 하나 싶다가도, 또 막상 주말에 차 밀리는 거 생각하면 집 앞 놀이터만한 곳이 없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이런 모순적인 고민을 매주 반복하는 게 아이 키우는 일상의 단면인가 싶기도 하고.
다음번 나들이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
결국 이번 주말에도 아이는 만족스럽게 놀았지만, 나는 놀이터 구석 벤치에 앉아 주변 놀이시설만 한참을 관찰하다 왔다. 조합놀이대 사다리가 헐겁지는 않은지, 바닥재가 너무 헤져서 미끄럽지는 않은지 체크하는 게 이제는 습관이 된 것 같다. 다들 그냥 즐겁게 웃고 떠드는데 나만 너무 예민하게 구는 건가 싶기도 하다. 다음에는 또 어디를 갈지 정해야 하는데, 시설이 좋다고 소문난 곳은 사람이 너무 많고, 한적한 곳은 관리가 엉망일까 봐 걱정되고. 딱히 정답이 없는 문제라 그런지 오늘도 그냥 마음 한구석이 찝찝한 채로 하루를 마무리한다. 다음 주에는 제발 좀 걱정 없이 아이가 노는 걸 그냥 흐뭇하게만 바라볼 수 있는 곳을 찾았으면 좋겠다.

바닥재 상태 확인하는 습관이 생기다니, 저도 아이 안전 때문에 꼼꼼하게 살펴보게 될 것 같아요.
고무매트 이음새 때문에 걱정하는 모습이 안타깝네요. 저도 아이 둔 엄마로서 안전 문제에 항상 신경 쓰게 되더라구요.
고무매트 이음새 때문에 계속 신경 쓰이긴 하네요. 아이 안전 생각하면 부모 마음이 더 타는 것 같아요.
모래밭에서 흙먼지까지, 정말 공감 되네요. 우리 아이 발에 묻은 흙은 씻어도 씻어도 밴 것 같은 기분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