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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마다 키즈카페 순회공연을 도는 기분이다

지난주 일요일이었나, 김포 근처에 새로 생겼다는 모래놀이 위주의 키즈카페에 다녀왔다. 집에서 꽤 멀었는데도 불구하고 요즘따라 아이가 집에만 있으면 너무 몸을 비비 꼬고 소리를 지르는 통에 어쩔 수 없이 차를 끌고 나갔다. 사실 키즈카페라는 게 가기 전에는 ‘그래, 가서 좀 뛰어놀면 밤에 일찍 자겠지’ 하는 기대감이 생기는데, 막상 가보면 두 시간 내내 아이 쫓아다니느라 정작 내 커피는 다 식어버리는 게 일상이다. 그날 갔던 곳은 입장료가 아이 한 명당 15,000원 정도였는데, 어른 입장료는 별도로 5,000원이었으니 총 2만 원 지출인 셈이다. 요즘 대형 실내 놀이터들은 대부분 이 정도 하니까 별생각은 없었지만, 막상 시설이 생각보다 협소해서 좀 당황했다.

모래놀이와 예상치 못한 뒷정리의 고통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아이는 눈이 돌아가서 모래놀이장으로 뛰어 들어갔다. 그런데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아이가 노는 건 좋은데, 모래가 생각보다 너무 고와서 옷 사이사이에 다 끼어버린 것이다. 분명 퇴장할 때 에어건으로 먼지를 털고 나왔다고 생각했는데, 집에 와서 샤워를 시키고 옷을 빨래통에 넣으려니 바닥에 모래가 우수수 떨어진다. 김포까지 찾아가서 즐겁게 놀다 온 건 좋은데, 그날 저녁에 빨래 돌리고 집 바닥 청소기 돌리는 것까지가 사실상 내 육아의 연장선이었다. 가끔은 이런 생각을 한다. 우리가 키즈카페를 가는 건 아이를 위한 것인가, 아니면 그저 집이 더러워지는 걸 잠시 유예하기 위한 것인가.

무인 파티룸이 나을까 고민하게 되는 지점

요즘은 아예 대관을 해서 노는 무인 파티룸이나 가챠 대여가 가능한 공간들도 많이 생겼다고 해서 주변 엄마들한테 물어보기도 한다. 사실 여러 명이서 우르르 몰려가는 키즈카페는 아이가 친구랑 치고받고 싸울까 봐 혹은 물건을 던지거나 예의 없이 굴까 봐 노심초사하면서 지켜봐야 해서 스트레스가 적지 않다. 가끔은 카페 안에서 다른 집 아이가 내 아이 장난감을 뺏거나 반대로 내 아이가 고집을 부릴 때마다 사과하러 다니는 것도 이제는 좀 버겁게 느껴질 때가 있다. 누군가는 어린이 수영장 같은 곳을 예약하면 훨씬 덜 피곤하다고 하는데, 또 거기 등록하려면 대기 시간이 기본 몇 달이라니 시작도 하기 전에 지친다.

끊임없이 생겨나는 새로운 공간들

주변을 둘러보면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공공형 키즈카페나 새로 조성된 실내 놀이터들이 계속 늘어나는 것 같다. 물론 시설도 깨끗하고 가격도 저렴하니 나쁠 건 없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런 곳들은 예약 잡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평일 낮에 쉬는 날에나 겨우 운 좋게 자리를 얻을 수 있는데, 정작 주말에는 자리 잡기가 너무 힘들다. 어제도 검색하다가 어느 지자체에서 4억 원을 들여 목재 체험장을 만들었다는 기사를 봤는데, 정작 내가 사는 동네에는 아이들이 마음 편히 굴러다닐 공간이 턱없이 부족한 것 같아서 묘한 기분이 들었다. 우리가 아이를 키우는 도시라는 게 결국 이렇게 좁은 실내 공간들을 찾아다니는 도장 깨기 같은 과정이 되어버린 건지 모르겠다.

문득 드는 생각과 남은 주말

결국 이번 주말에도 나는 또 키즈카페를 검색하고 있다. 어디가 시설이 좋은지, 주차는 편한지, 커피는 마실만한지 따져보지만, 사실 가봐야 내 아이가 얼마나 즐겁게 놀아줄지가 제일 중요하다. 어떤 날은 정말 돈이 아깝다는 생각도 들지만, 아이가 집에 돌아오는 차 안에서 곯아떨어진 모습을 보면 또 ‘오늘 하루도 잘 버텼다’ 싶기도 하다. 이 지루하고 반복되는 과정이 언제쯤 끝날지 모르겠지만, 아마 아이가 조금 더 크면 그때는 이런 고민조차 사치가 되겠지. 오늘은 집 근처에 생긴 지 얼마 안 된, 좀 쾌적해 보이는 곳으로 가볼 생각인데 또 가서 무슨 일이 벌어질지 벌써부터 좀 피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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