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만 되면 어디라도 나가야 한다는 강박이 생기는 건 저뿐일까요. 지난 토요일에는 날씨도 좀 애매하고 해서 송도에 있는 대형 키즈카페에 다녀왔습니다. 보통 주말 오전에는 사람이 좀 덜할 줄 알았는데, 도착하니까 이미 주차장부터 줄이 길더라고요. 3시간 기준에 아이 한 명당 2만 5천 원 정도였던 것 같은데, 가격이 생각보다 비싸서 놀랐지만 이미 애들은 신발도 벗어 던지고 뛰쳐 들어간 상태라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덩그러니 남겨진 보호자의 시간
아이들이 안에서 신나게 땀 흘리며 노는 동안 부모들은 사실상 구석에 마련된 좁은 의자에 앉아 핸드폰만 들여다보게 되더라고요. 저도 거기 껴서 커피 한 잔 마시는데, 이게 쉬는 건지 아니면 어디 다른 곳에서 노동을 하다가 잠깐 짬을 낸 건지 분간이 안 갔습니다. 주변을 둘러보니 다들 비슷한 표정으로 영혼 없이 화면만 보고 있더군요. 송도 쪽 키즈카페는 시설이 좋긴 한데, 규모가 크니까 애들을 한 번 놓치면 찾기가 너무 힘들어요. 큰아이는 혼자 잘 노는데 둘째가 계속 엄마를 불러대서 의자에 제대로 앉아 있지도 못했습니다.
생각보다 컸던 공간의 함정
시설이 워낙 넓으니까 애들이 중간에 화장실 가고 싶다고 하면 그게 정말 일입니다. 안쪽 놀이 기구 끝에서 입구까지 거리가 꽤 되거든요. 한 번은 아이가 목마르다고 해서 편의시설 쪽으로 갔는데, 거기 줄이 너무 길어서 물 한 병 사는 데만 15분이 넘게 걸렸습니다. 진이 다 빠지더라고요. 강화도나 교동 화개정원처럼 탁 트인 곳에 갔더라면 이렇게까지 답답하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 실내에 갇혀 있으니 시간이 훨씬 느리게 가는 느낌이었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의 피로감
결국 3시간을 다 채우고 나오는데 아이들은 더 놀겠다고 울고불고 난리였습니다. 집에 가는 길에 차 안에서 다들 곯아떨어질 줄 알았더니, 너무 신나게 놀아서 그런지 오히려 더 생생하게 떠들더군요. 운전하면서 오는데 갑자기 예전에 가봤던 왕산마리나 근처의 한적한 풍경이 생각났습니다. 그때는 그냥 바다만 봐도 좋았는데, 이제는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서 이런 실내 시설만 찾아다녀야 하는 게 가끔은 좀 버겁게 느껴집니다.
다음에 또 가야 할까 싶은 고민
사실 돈도 돈이지만, 키즈카페 다녀오면 집보다 더 피곤한 것 같아요. 안산이나 화성 쪽에도 가볼 만한 곳이 많다고들 하던데, 다음에는 차라리 조금 멀더라도 사람이 덜 붐비는 야외 공원 같은 곳으로 나가는 게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렇다고 당장 다음 주말이 되면 또 정보 검색창에 ‘인천 가볼 만한 곳’을 치고 있겠죠. 딱히 해결책이 있는 건 아니지만, 그냥 이렇게 주말마다 에너지를 쏟아붓고 나면 내가 왜 이러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그래도 아이들이 웃으면서 노는 걸 보면 억지로라도 움직이게 되는 것 같기도 하고요. 뭔가 명확한 결론이 나는 하루는 아니었지만, 다음번에는 적어도 간식은 미리 챙겨 가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송도 키즈카페, 생각보다 사람이 정말 많았죠? 아이들 신나게 뛰어놀아봤지만, 다음에는 붐비는 시간 피해서 다른 곳을 찾아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