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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즈카페 창업 설명회에 갔다가 현실만 확인하고 돌아왔다

설레는 마음으로 찾아간 박람회장

주말에 코엑스에서 열린 프랜차이즈 창업 박람회에 다녀왔다. 특별히 뭘 하겠다는 건 아니었는데, 요즘 하도 다들 어렵다고 하니까 뭐라도 좀 알아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컸다. 사람 진짜 많더라. 입구에서부터 줄을 서서 들어가는데 벌써 기가 빨리는 기분이었다. 사실 예전부터 막연하게 동네 키즈카페 하나 차리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다. 우리 애 키울 때도 자주 갔었고, 주말마다 바글거리는 걸 보면 꽤 괜찮아 보였으니까. 그런데 막상 부스들을 하나씩 둘러보니 그 생각이 얼마나 순진했는지 금방 깨닫게 되더라.

겉으로 보기엔 화려한 수익률 숫자들

한 대형 키즈카페 브랜드 부스에 앉아서 상담을 받았다. 담당자분이 보여주는 자료에는 월 예상 매출이 몇 천만 원씩 찍혀 있었다. 수익성이 개선되었다는 둥, 요즘 트렌드는 어떻다는 둥 이야기를 하는데 솔직히 귀에 잘 안 들어왔다. 대충 계산해보니 300평 규모를 차리려면 인테리어 비용이랑 보증금만 해도 최소 5억에서 6억 원은 있어야겠더라. 게다가 매달 나가는 월세에 관리비, 수많은 알바생 인건비까지. 내가 만약에 이걸 한다면 과연 저 수익률이 나올까? 그냥 숫자 놀음처럼 느껴졌다. 예전에 본 기사에서 아이스크림 하나도 효율성이 안 맞으면 단종시킨다는데, 하물며 이런 큰 매장은 오죽할까 싶었다.

관리 포인트가 너무 많다는 생각

상담 중에 옆에서 다른 예비 창업자가 하는 질문을 들었는데, ‘청소나 안전관리는 어떻게 하냐’는 내용이었다. 그러고 보니 키즈카페는 애들이 뛰어노는 곳이라 위생이랑 안전이 제일인데, 그만큼 손이 많이 간다. 단순히 장사만 하는 게 아니라 거의 매일 소독하고, 고장 난 장난감 수리하고, 부모들 컴플레인 응대하고. 이게 그냥 외식 프랜차이즈랑은 차원이 다른 영역 같았다. 어떤 곳은 로봇이 서빙한다며 홍보하던데, 그 기계 렌털비도 다 비용이잖아. 결국 수익성이라는 게 단순히 매출이 많이 나온다고 되는 게 아니라, 이런 보이지 않는 고정비용을 얼마나 줄이느냐 싸움이라는 게 뼈저리게 느껴졌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든 고민

결국 상담 자료 몇 개 손에 쥐고 돌아오는데, 한 번도 웃음이 나오질 않았다. 예전엔 그냥 ‘사람들 많이 오니까 좋겠다’고만 생각했는데 이제는 ‘저 사람들 월세는 내고 있겠지’부터 걱정이 됐다. 집에 돌아와서 저녁 먹으면서 남편한테 그냥 푸념하듯 말했다. ‘키즈카페 차리는 게 쉬운 게 아니더라.’ 남편도 별말 안 하더라. 우리가 가진 자본으로 무리하게 뛰어들었다가 나중에 손만 빨게 될 게 뻔해 보였다. 지금은 그냥 적당히 안정적인 일을 하면서 지내는 게 마음 편한 거 아닌가 싶다가도, 물가는 계속 오르는데 언제까지 이렇게만 살 수 있을까 싶기도 하고.

여전히 풀리지 않는 숙제

박람회장에서 얻은 거라곤 팸플릿 몇 장이랑 텀블러 하나다. 그 많은 부스 중에 정말로 내 인생을 바꿀만한 기회는 없었던 것 같다. 아니, 어쩌면 내가 너무 겁이 많은 건지도 모르겠다. 다들 그렇게 위험 감수하면서 도전하고 사는 건데 나만 뒤처지는 건 아닐까 하는 불안함도 여전하다. 그렇다고 당장 퇴사하고 차릴 용기는 더더욱 없고. 오늘 밤은 왠지 맥주 한 캔 마시면서 그냥 휴대폰으로 이런저런 정보들만 계속 새로고침하게 될 것 같다. 다음번엔 좀 더 조용한 동네에 있는 개인 카페라도 가서 찬찬히 분위기나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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