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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실내 놀이터 따라다니다가 기운이 다 빠진 주말 오후

어쩌다 가게 된 부평 근처의 실내 놀이터

주말마다 아이가 어디론가 나가자고 성화다. 날씨가 좋을 때는 공원이라도 가겠는데, 요즘은 미세먼지도 그렇고 비가 올락 말락 한 날씨가 많아서 결국 만만한 실내 놀이터를 찾게 된다. 지난주에는 부평 근처에 새로 생겼다는 키즈카페에 다녀왔다. 시설 이름이 뭐였더라,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아마 유니온랜드 시설을 들여왔다는 곳이었던 것 같다. 무인 키즈카페 창업비용이 꽤 든다고 들었는데, 그래서인지 내부 시설은 확실히 깔끔했다. 바닥 쿠션도 푹신하고 관리도 잘 되어 있어서 애가 뛰어놀기엔 괜찮았다.

체험형 시설과 엄마의 체력 방전

이런 곳은 갈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정작 아이가 놀고 싶어 하는 거랑 부모가 지켜봐야 하는 거 사이의 괴리가 참 크다. 아이는 청도 스카이트레일 같은 높은 곳에 올라가서 휘두르고 싶어 하는데, 나는 따라다니면서 혹시라도 떨어질까 봐 노심초사한다. 2시간 이용료가 대략 1만 5천 원에서 2만 원 사이였던 걸로 기억한다. 예전에는 이런 금액이 크게 느껴지지 않았는데, 이제는 10분만 앉아 있어도 등허리가 쑤신다. 특히 요즘은 오감 발달이니 뭐니 해서 체험형 콘텐츠가 참 많은데, 막상 애가 그걸 30분 넘게 집중해서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다들 잠깐 깔짝거리다가 금방 구석에 있는 방방이로 달려가 버린다.

육상 트랙이 깔린 공간에서의 묘한 풍경

특이하게도 작은 실내 공간에 육상 트랙처럼 선을 그려놓은 곳이 있었다. 아이들이 거기서 달리기 시합을 하는데, 보기에 귀엽긴 하다. 그런데 어른들은 그 좁은 통로를 따라 애를 쫓아다니느라 진땀을 뺀다. 요즘 유행하는 키즈 카페들은 거의 다 비슷비슷한 것 같다. 어디를 가도 보이는 알록달록한 폼 블록과 안전망, 그리고 쉼 없이 나오는 만화 주제가. 솔직히 말하면 나는 그 노래가 너무 지겹다. 애들은 좋다고 방방 뛰는데, 나는 구석에 쭈그리고 앉아서 오늘 저녁은 뭘 먹여야 하나 고민하는 게 일상이다.

호텔 키즈 패키지와 일반 카페 사이의 고민

얼마 전에는 파라다이스 호텔 같은 곳에서 하는 ‘키캉스’ 광고를 봤다. 예술 작품을 찾아다니며 감상하고 비누 만들기 체험을 한다는데, 솔직히 솔깃했다. 하지만 가격대를 보니 평범한 직장인이 주말마다 가기엔 부담이 너무 크다. 결국 다시 동네 놀이방으로 돌아오는 거다. 가끔은 이런 생각을 한다. 우리가 과연 아이를 위해 여기 오는 걸까, 아니면 단순히 집에서 놀아주는 게 너무 힘들어서 최소한의 방전 공간을 찾아오는 걸까. 아마 둘 다일 것이다.

문득 드는 생각, 이게 정말 즐거운 걸까

오늘도 놀이터에서 한참 시간을 보내고 나오는 길에 애 손을 잡고 걸었다. 아이는 신이 나서 오늘 봤던 미끄럼틀 이야기를 쉴 새 없이 늘어놓는데, 나는 대답을 해주면서도 머릿속으로는 밀린 설거지 생각을 했다. 이게 맞는 건지 모르겠다. 아이는 즐거웠을지 몰라도, 나는 뭔가 숙제를 끝낸 느낌이다. 집에 돌아오니 아이는 금세 낮잠에 들었다. 평화롭긴 한데, 이 평화가 그리 길지 않을 거라는 걸 너무 잘 알기에 마음 한구석이 왠지 모르게 씁쓸하다. 다음 주말에는 또 어디로 가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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