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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축제에 무궤도 열차랑 에어바운스 빌려다 놓은 날의 기록

예상보다 훨씬 거대했던 에어바운스의 압박

이번에 동네에서 작게나마 어린이 행사를 진행하게 되면서 놀이기구 대여를 직접 담당하게 됐다. 처음에는 단순히 트램펄린 몇 개랑 작은 에어바운스 하나면 충분하겠지 싶었는데, 막상 업체 쪽에서 보내준 견적이랑 설치 면적을 보고 나니 아차 싶더라. 에어바운스 대여 비용이 대략 50만 원에서 80만 원 사이였는데, 이건 단순히 물건만 빌리는 게 아니라 설치하고 철거하는 인건비까지 포함된 거라 생각보다 지출이 컸다. 무엇보다 설치할 공간의 가로세로 폭이 생각보다 훨씬 넓게 필요해서, 체육관 바닥을 가득 채우는 모습을 보니 벌써부터 뒷정리가 걱정되기 시작했다. 아이들이 뛰어놀 때는 정말 신나 보이긴 했지만, 땡볕 아래에서 바람 넣는 기계 소리를 듣고 있자니 이게 정말 축제인지, 노동 현장인지 잠깐 헷갈리기도 했다.

무궤도 열차가 가져온 예상치 못한 이동의 혼란

이번 행사의 하이라이트라고 생각했던 건 사실 무궤도 열차였다. 흔히 공원이나 박물관에서 1,000원에서 2,000원 정도 내고 타는 그 꼬마 기차 말이다. 24인승짜리 무궤도 열차를 빌려왔는데, 이게 생각보다 회전 반경이 엄청나게 컸다. 축제장 곳곳을 연결하는 동선으로 기획했는데, 막상 실제로 운행을 시작하니 보행자들과 동선이 꼬여서 안전요원들이 비상근무를 서야 했다. 열차를 타는 아이들은 좋아하는데, 정작 기차 길목에 서 있는 부모님들은 아이들 챙기느라 정신없고. 기사님이 운전하는 걸 옆에서 지켜보니 좁은 코너를 돌 때마다 식은땀이 나더라. 1.1km 구간을 달리는 용연열차 같은 느낌을 생각했는데, 현실은 좁은 축제장 내부를 뱅글뱅글 도는 거라 운전 난이도가 꽤 높아 보였다.

동전 놀이기구의 묘한 애물단지화

대여 업체 리스트에 있던 동전 놀이기구 몇 대도 추가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 모양으로 된 것들이었는데, 이게 참 애매하다. 처음에 배치할 때는 구색 맞추기 용으로 괜찮겠다 싶었는데, 행사 중간에 갑자기 전원이 나가거나 동전 투입구가 걸리는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관리자가 상주하면서 계속 수리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니 그냥 다른 놀이기구를 더 빌릴 걸 그랬나 하는 후회도 들었다. 사실 트램펄린처럼 애들이 몸으로 뛰는 게 훨씬 효율적이고 관리가 쉬웠다. 동전 놀이기구는 뭔가 아이들이 타다가 멈추면 대성통곡을 하는 경우가 많아서 대응하기가 더 까다로웠던 것 같다.

운영 시간과 안전 사이의 줄타기

행사 시간이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로 정해져 있었는데, 오전 9시부터 에어바운스 바람 넣는 기계 소리가 동네에 울려 퍼졌다. 사실상 철거까지 생각하면 하루 종일 매달려 있어야 하는 거라 끝날 때쯤엔 녹초가 됐다. 요즘은 웬만한 축제마다 이런 특화존을 만드니까 그냥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데, 직접 준비하는 입장이 되니 안전 문제 때문에 신경 쓸 게 너무 많았다. 특히 에어바운스는 바람이 빠지면 바로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서 계속 기계 작동 상태를 체크해야 했다. 기차도 정해진 속도보다 조금만 빠르게 돌면 아이들이 튕겨 나갈 것 같아 조마조마했고. 전문 업체가 관리해 준다 해도 결국 책임은 행사 진행 측에 돌아오니까 마음 편히 즐길 수가 없었다.

결국 끝내고 나니 남는 건 피로감뿐

행사가 끝나고 트럭에 짐을 싣는 모습을 보는데 허무함이 밀려왔다. 몇 백만 원을 들여서 하루 종일 아이들에게 웃음을 줬다는 건 보람 있지만, 막상 돌아가고 나면 텅 빈 운동장만 남는 게 참 묘했다. 다음에 또 이런 행사를 하게 된다면, 이번에는 무리해서 기차 같은 큰 장비를 빌리기보다는 그냥 아이들이 몸으로 직접 뛰어놀 수 있는 공간 구성에 더 집중하는 게 나을 것 같기도 하다. 아니면 아예 전문 대행사에 다 넘겨버리고 현장에는 얼굴만 비추는 게 정신 건강에 좋지 않을까. 물론 대행사를 쓰면 예산이 몇 배로 뛰겠지만, 적어도 내가 직접 무궤도 열차 동선을 체크하며 고생할 일은 없을 테니까. 지금 당장은 다시는 이런 거 안 하고 싶다는 생각뿐이지만, 또 시간이 지나면 아이들이 좋아했던 표정 때문에 잊어버릴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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