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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 키즈룸을 차려볼까 하다가 마음을 접었던 이유

최근에 동네 근처에 무인 키즈룸이 하나둘씩 생기는 걸 보면서 묘한 생각이 들었다. 평소에 애들을 데리고 키즈카페 한번 가려면 마음먹고 준비해야 하는데, 우리 동네에 생긴 곳은 이름이 뭐였더라, 아무튼 무슨 룸 형식으로 되어 있어서 프라이빗하게 빌려 쓰는 곳이었다. 한 번 예약하면 기본 2시간에서 3시간 정도인데 대관료가 평일 낮에는 5만 원 정도, 주말이나 저녁에는 8~9만 원까지 올라가니 결코 저렴한 건 아니었다. 그래도 남 눈치 안 보고 우리끼리만 편하게 있을 수 있다는 게 확실히 매력적이긴 했다. 그곳에서 애들이 미끄럼틀이랑 구름사다리 같은 거 타면서 노는 걸 지켜보고 있자니, 문득 ‘이거 생각보다 괜찮은 사업 아이템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무인 운영이라는 환상과 현실적인 고민

처음에는 단순히 생각했다. 요즘 카페인24 같은 무인 시스템이 워낙 잘 나와 있으니 키오스크 하나 놓고 청소 업체랑 계약만 잘하면 되겠지 싶었다. 사실 지인 중에 무인으로 운영되는 가게를 하는 사람이 있어서 은근슬쩍 물어봤는데, 그 사람이 손을 내저었다. 겉으로 보기엔 청소만 하면 되는 것 같지만, 의외로 애들이 다녀간 뒤에 벌어지는 상황들이 상상을 초월한다는 거다. 소파 밑에 숨겨진 과자 부스러기부터 시작해서, 간혹 발생하는 기물 파손, 그리고 무엇보다 매번 들어오는 민원 처리까지. 그냥 키즈카페도 아니고 ‘무인’이라는 타이틀이 붙으면 관리가 안 될 때 티가 확 난다. 한 번은 목포 쪽 키즈풀 후기를 본 적이 있는데, 깨끗하다는 평도 많지만 반대로 관리 안 된 곳은 정말 최악이라는 평도 갈리더라. 누군가 치워주지 않으면 다음 사람이 바로 불만을 제기하는 구조니까, 결국 내가 상주하는 시간이나 다름없는 노력이 들어간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창업 비용과 수익성에 대한 불확실성

창업 비용도 만만치 않았다. 주변에 포항 무인키즈카페처럼 잘 해놓은 곳들은 인테리어부터 놀이 기구까지 세팅하는 데만 적게는 몇천만 원에서 억 단위까지 들어간다. 이걸 대출받아서 시작해야 할 텐데, 수익률을 따져보니 계산기가 잘 안 두드려졌다. 아이들 생일 파티나 단체 예약이 매일 꽉 차면 좋겠지만, 평일 낮에는 사실상 공실이 많을 것 같았다. 그렇다고 무리해서 가격을 낮추면 인건비는커녕 전기세랑 청소비 빼고 나면 남는 게 없을 것 같고. 요즘은 키즈앤룸처럼 프랜차이즈화 된 곳도 많아서 개인적으로 작게 시작하기엔 경쟁력이 떨어질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무작정 뛰어들기에는 리스크가 너무 크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래도 사라지지 않는 아쉬움

가끔 애들이 갑자기 집에만 있기 답답해할 때, 어디 나갈 곳이 마땅치 않으면 다시 그 무인 키즈룸 예약창을 기웃거린다. 애들 노는 동안 커피 한 잔 마시면서 멍하니 앉아있을 수 있다는 게 참 달콤하긴 하니까. 아마 다른 엄마들도 비슷할 거다. 내가 직접 사장이 되는 건 힘들어도, 누군가 관리 잘하는 키즈룸이 집 근처에 있어 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하는 상황인가 싶기도 하고. 창업 고민은 이렇게 일단 접어두기로 했지만, 가끔 무인 키즈룸 문을 열고 들어갈 때마다 ‘어떻게 관리해야 이 정도로 깔끔할까’ 하는 생각은 여전히 든다. 어쩌면 나는 창업을 하고 싶었던 게 아니라, 그저 내가 애들을 데리고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을 찾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다음 주에는 또 다른 곳을 예약해뒀는데, 이번엔 좀 깨끗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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