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다들 무인이라 편할 줄 알았지
처음 무인 키즈카페를 알아볼 때만 해도 마음이 참 가벼웠다. 주변에 구미무인키즈카페 같은 곳들이 하나둘 생기길래, 그냥 공간만 빌려주고 예약 관리만 잘하면 되는 줄 알았다. 특히 4억 정도의 자본으로 뭘 할까 고민하다가, 여기저기 검색해보니 키즈풀파티룸이나 소규모 놀이터 형태가 효율이 좋다는 글이 많았다. 옥토넛키즈카페처럼 테마가 확실한 곳은 아니어도 기본 시설만 깔끔하면 다들 알아서 찾아오겠거니 싶었다. 무인 시스템이라는 게 결국 사람이 직접 대면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니까, 다른 자영업보다는 훨씬 스트레스가 덜할 거라는 막연한 기대를 했던 것 같다.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가는 청소와 관리
막상 운영을 시작하고 가장 당황스러웠던 건 ‘사람’이 없어도 일은 그대로 남는다는 점이었다. 예약은 2시간 단위로 꽉 차서 돌아가는데, 중간중간 비는 시간에 들어가서 청소를 하다 보면 이게 무인인지 유인인지 헷갈릴 때가 많다. 어린이들이 뛰어놀고 나면 바닥에 굴러다니는 과자 부스러기부터 소파 틈새에 낀 장난감까지, 꼼꼼하게 치우지 않으면 바로 다음 손님에게 컴플레인이 들어온다. 제주무인키즈카페 운영하시는 분들 후기를 보면 다들 즐거워 보여서 쉬운 줄 알았는데, 실상은 매일같이 걸레질하고 소독약 뿌리는 게 일상의 전부가 되어버렸다.
갑자기 고장 난 놀이기구의 난감함
어느 날은 아이들이 기구를 거칠게 다루다가 연결 부위가 부러졌다는 연락을 받았다. 무인이라 현장에 바로 달려갈 수도 없고, 폐쇄회로 화면으로 상황을 확인하는데 정말 아찔했다. 키즈베이파크처럼 전문 인력이 상주하는 곳이 아니라서, 사소한 수리도 내가 직접 검색해서 부품을 사러 다녀야 했다. 가챠대여 기계도 애들이 흔들다가 고장이 한 번 났었는데, 수리 기사님 부르는 비용이랑 출장 시간이 생각보다 많이 들어서 차라리 빼버릴까 고민도 했다. 이런 예기치 못한 비용들이 쌓이다 보면 처음 세웠던 수익 계산이 의미가 없어지곤 한다.
예약 관리와 정산의 늪
예약 플랫폼을 통해 들어오는 문의도 만만치 않다. 공간 대여업이라는 게 단순히 자리만 내주는 게 아니더라. 어떤 손님은 미리 와서 입장하게 해달라고 조르고, 어떤 손님은 퇴실 시간을 10분 넘겨서 다른 손님과 마찰을 빚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원격으로 사과하고 조율하는 과정이 정말 피곤하다. 주말에는 거의 쉴 틈 없이 휴대폰 알림에 신경을 써야 한다. 행정 처리 기간이 30% 단축된다는 요즘 공공 키즈카페 관련 뉴스들을 보면, 차라리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시설이 부러울 때가 있다. 거기는 사람이 관리하니까 이런 잡음은 덜할 거 아닌가.
앞으로 계속할 수 있을까
결국 무인 키즈카페라는 게 내 시간을 덜 쓰는 게 아니라, 내 시간을 다른 방식의 노동으로 치환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요즘 자주 한다. 초기 창업 비용을 회수하려면 꽤 오래 걸릴 것 같은데, 벌써부터 시설이 낡아가는 게 보여서 마음이 무겁다. 다른 사람들은 이런 고충을 어떻게 처리하고 있는지 궁금해서 커뮤니티를 기웃거려보지만, 딱히 뾰족한 해답은 보이지 않는다. 그냥 내일도 예약이 잡혀 있으니 청소기 돌리러 가야지, 그런 생각만 든다. 운영을 더 확장할지 아니면 적당히 정리할지, 사실 아직도 결론을 못 내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