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컥 시작해본 키즈카페 창업 상담
솔직히 처음에는 가벼운 마음이었다. 요즘 다들 뭐라도 하나씩은 해야 한다는 분위기에 휩쓸려, 정말 아무런 준비 없이 창업 박람회에 발을 들였다. 사람들로 북적이는 코엑스 전시장을 돌다 보니 눈에 들어오는 게 참 많았다. 그중에서도 유독 눈에 띄었던 게 키즈카페였다. 아이들이 뛰어노는 공간을 관리하는 게 겉보기엔 참 평화로워 보였고, 요즘 같은 시대에 아이 관련 사업이면 망할 일은 없지 않을까 하는, 지금 생각하면 참으로 안일한 판단을 했다. 마침 상담 부스에서 컨설턴트가 꽤나 확신에 찬 목소리로 ‘지금 이 브랜드가 뜨고 있다’는 식의 이야기를 건넸다. 그 자리에서 명함을 받고 다음 날 바로 본사 사무실로 찾아갔다. 약 3천만 원 정도의 가맹비와 초기 인테리어 비용을 듣고 나서야 현실감이 조금씩 들기 시작했다. 상담 내내 그들은 창업 지원 프로그램이나 대출 연계 같은 달콤한 말들을 쏟아냈지만, 정작 내가 궁금했던 건 ‘매일 아침 청소는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같은 지극히 사소한 부분들이었다.
생각보다 복잡했던 공간 구성과 관리
본격적으로 자리를 알아보기 위해 몇몇 지역을 둘러보았다. 키즈카페는 일단 층고가 높아야 하고, 아이들이 다치지 않게 안전 규정도 까다롭다는 걸 나중에야 알았다. 처음 상담했던 곳은 대형 쇼핑몰 근처였는데, 보증금만 1억 원을 훌쩍 넘겼다. 운영 시간도 문제였다. 보통 키즈카페는 오전 10시 반에 문을 열어 저녁 8시까지 운영하는데, 주말에는 거의 쉴 틈이 없다는 소리를 들었다. 평소에 카페 알바를 해본 경험은 있었지만, 이건 차원이 다른 일 같았다. 주방 설비도 한식 프랜차이즈나 일반 햄버거 창업과는 전혀 다른 기준이 적용됐다. 특히 아이들이 먹는 음식이라 식재료 관리 기준이 훨씬 엄격했다. 상담을 받을 때는 단순히 ‘음식 좀 팔면 되겠지’ 싶었는데, 막상 주방 동선이랑 놀이 공간을 분리하려니 머리가 복잡해졌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의 무게
주변에 키즈카페를 운영하는 지인이 하나 있는데, 가끔 그 가게에 놀러 가 보면 겉으로는 웃고 있지만 눈 밑이 퀭하다. 그 친구 말로는 아이들이 쏟아놓은 간식 부스러기나 장난감 정리하는 게 하루 일과의 절반이라고 한다. 내가 상담을 받으러 다닐 때 느꼈던 ‘안정적인 사업 아이템’이라는 환상이 조금씩 깨지기 시작했다. 사실 대출 상담을 받으러 갔던 법무사 사무실에서도 ‘사업은 생각보다 변수가 많으니 초기 비용을 낮추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는데, 상담사들은 자꾸 더 큰 평수와 더 많은 놀이 기구를 들여놓아야 매출이 나온다고 권했다. 누구 말이 맞는지 알 수가 없어서 답답했다. 1시간 정도 상담을 받고 나오면 머릿속이 더 복잡해지는 기분, 딱 그 느낌이었다.
지원 정책과 현실의 간극
요즘 정부나 지자체에서 청년 창업 지원이나 일자리 박람회 같은 걸 많이 하는데, 거기서 들었던 내용들도 현장과는 괴리가 있었다. 지원금은 사실 초기 자금의 일부일 뿐이고, 결국 운영하는 사람이 온종일 매달려야 하는 건 마찬가지다. 박람회에서 만난 어떤 예비 창업자는 햄버거집을 고민하고 있었는데, 우리는 둘 다 한참을 서서 서로의 고민만 털어놓다 헤어졌다. 지식재산권이나 인테리어 상담 프로그램도 다 구색 맞추기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었다. 창업 상담을 받으면 받을수록 ‘내가 정말 이걸 평생 할 수 있을까’라는 근본적인 의문만 더 커졌다. 어떤 곳은 너무 비싸고, 어떤 곳은 관리가 부실해 보였다. 결국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어디까지인지 스스로 판단하는 게 제일 어려웠다.
여전히 남아있는 의문들
사실 지금도 고민 중이다. 상담을 5군데 정도 받아봤지만, 확신이 드는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어떤 곳은 ‘지금이 기회’라며 서두르라고 했고, 어떤 곳은 ‘조금 더 지켜보는 게 좋다’며 미루라고 했다. 4억 원이나 되는 예산이 편성된 사업도 있다고 들었지만, 정작 내 손에 쥐어지는 건 결국 빚일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크다. 창업 사이트를 뒤져보며 밤을 지새우기도 했지만, 화면 속의 숫자들과 실제 가게 문을 열고 닫는 고단함은 결코 같지 않을 것이다. 어쩌면 나는 창업을 하고 싶은 게 아니라, 단순히 지금의 답답한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은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당장 내일 또 다른 상담 일정이 잡혀있는데, 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 결정을 못 내렸다. 마음 한구석에는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가장 안전한 선택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똬리를 틀고 있다.

키즈카페 컨설턴트의 뻔한 홍보에 현혹된 건 정말 흔한 실수 같아요. 예상치 못한 운영 비용 문제에 대한 깊이 있는 질문을 하지 않은 점이 아쉬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