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즈카페는 결국 부모의 체력 시험대
주말이면 항상 고민이다. 집 근처에 있는 이색 키즈카페를 갈 것인지, 아니면 조금 멀리 나가서 큰 어린이테마파크를 갈 것인지. 사실 어디를 가든 결과는 비슷하다. 아이들은 눈에 불을 켜고 뛰어다니는데 나는 구석에 있는 테이블에 앉아 멍하니 쳐다보는 게 일과다. 이번에도 근처에 새로 생겼다는 곳에 다녀왔는데, 입장료가 한 시간에 8천 원 정도였나. 아이 둘 데리고 가니 이것저것 합쳐서 거의 4만 원 가까이 깨졌다. 사실 그 돈이면 그냥 집에서 맛있는 걸 사 먹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그래도 집에 있으면 하루 종일 ‘심심해’ 소리를 들으니까, 결국 주말 아침마다 짐을 챙기게 된다.
조합놀이대의 묘한 함정
거기에는 거대한 조합놀이대가 설치되어 있었는데, 이게 보기엔 참 좋아 보인다. 미끄럼틀부터 시작해서 정글짐까지 연결되어 있으니 아이들 에너지를 빼기엔 딱이다. 그런데 문제는 내 아이를 찾기가 너무 힘들다는 점이다. 다 똑같은 옷을 입고 다 똑같이 소리를 지르니까, 내 아이가 어디쯤 있는지 파악하려면 매번 내가 직접 그 안으로 기어들어가야 한다. 한번은 너무 더워서 허리돌리기 기구라도 좀 해볼까 했는데, 옆에서 지켜보던 다른 부모들이 이상하게 쳐다보길래 바로 그만뒀다. 이게 무슨 놀이기구인가 싶기도 하고, 그냥 공간 채우기용인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애들은 신나게 노는데 정작 부모는 그 안에서 땀을 뻘뻘 흘리는 게 참 묘한 풍경이다.
바닥 매트와 현실적인 불편함
특히 신경 쓰였던 건 바닥에 깔린 타이어매트였다. 이게 충격 흡수는 잘 된다고 하는데, 틈새마다 과자 부스러기나 정체불명의 먼지들이 끼어 있는 걸 보니 왠지 좀 찝찝했다. 예전에 사무실 현관매트 틈새 청소하던 기억이 떠올라서 괜히 더 유심히 보게 되더라. 스카이사이클인가 뭔가를 타겠다고 애들이 줄을 길게 섰는데, 대기 시간만 20분이다. 나는 그 옆에서 휴대폰 배터리 아껴가며 넷플릭스나 뒤적거리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8세 이하 어린이용 앱인 ‘넷플릭스 놀이터’ 생각도 났다. 애들은 거기서도 놀고 여기서도 노는구나 싶기도 하고. 어쨌든 이 공간의 탄성포장재 위에서 나는 왜 이렇게 피곤한 건지.
오후 두 시의 무력감
오후 두 시가 넘어가면 키즈카페 안의 공기가 확실히 탁해진다. 사람도 많아지고 아이들 고함 소리도 커진다. 그쯤 되면 나도 그냥 집에 가고 싶은데, 아이들은 이제 막 재미가 붙었는지 나올 생각을 안 한다. 보통 이런 곳은 2시간 이용권이 기본인데, 추가 요금 내고 더 놀겠다는 걸 겨우 달래서 데리고 나왔다. 나올 때 보니까 신발장에 신발들이 엉망으로 섞여 있어서 내 신발 찾느라 또 한참 걸렸다. 밖으로 나오니 공기가 시원해서 살 것 같았다. 아이들은 차에 타자마자 잠들었는데, 집에 돌아가서 저녁밥 차릴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다시 피로가 몰려온다.
다음에 또 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애들은 자면서도 꿈에서 노는지 웃음을 터뜨린다. 그 모습 보면 ‘그래, 다음 주에도 또 가야지’ 하다가도, 막상 피곤함이 엄습하면 ‘당분간은 그냥 동네 놀이터에서 때우자’ 싶다. 관음사 야영장처럼 현대화 사업을 해서 시설이 좋아져도 정작 이용하기 어려운 곳도 있다던데, 키즈카페는 돈만 내면 바로 들어갈 수 있다는 게 그나마 장점인 건지. 모르겠다. 확실한 건, 이번 주말도 내가 원해서 간 건 아니라는 점이다. 다음번엔 다른 곳을 가볼까 싶다가도, 결국엔 또 비슷한 구조의 놀이터를 찾게 될 것 같다. 이 반복되는 흐름 속에서 나는 여전히 조금 더 효율적인 휴식 시간을 찾지 못하고 있다.

타이어 매트 보니까 사무실 매트 청소할 때도 꼼꼼히 신경 써야겠다.
애들 때문에 체력 소모가 정말 느껴지네요. 저도 비슷한 경험 때문에 주말 계획이 늘 엉망이 되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