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갑자기 아이가 키즈카페에서 흔들말을 보더니 자지러지게 좋아하길래 무작정 집에 들이기로 결심했다. 사실 처음엔 별생각이 없었다. 그저 작은 흔들말 하나 있으면 아이가 혼자 올라타서 30분 정도는 조용히 놀아주지 않을까 하는 안일한 기대가 컸던 것 같다. 당근마켓을 뒤지다가 유니온랜드 제품이나 코코몽 스프링카 같은 걸 검색해보니 가격대는 3만 원에서 5만 원 사이로 생각보다 저렴했다. 새것은 10만 원이 넘어가기도 하지만 아이들이 금방 커버려서 중고 물량이 쏟아져 나오는 게 눈에 보였다.
좁은 거실을 점령한 플라스틱 괴물
결국 적당히 상태 괜찮은 흔들말을 하나 데려왔는데, 막상 거실에 들여놓으니 크기가 생각보다 압도적이었다. 아이가 타고 흔들거릴 공간까지 고려해야 하니 거실 한복판을 완전히 내줘야 했다. 예전에 갔던 동작구 근처의 공원 놀이터에 있던 시소나 흔들말은 그냥 야외 시설이라 그런지 크게 느껴지지 않았는데, 좁은 아파트 거실에 두니 이건 뭐 거의 가구 수준이다. 아이는 처음 한두 시간은 신나서 흔들거리고 소리도 지르고 난리도 아니었는데, 그다음 날부터는 금방 시들해진 것 같다. 어쩌다 한 번씩 지나가다 툭 치는 용도가 되어버렸다.
시소 게임처럼 오가는 아이의 흥미
요즘은 이 흔들말이 아이와 나의 인내심을 시험하는 시소 게임 도구가 된 기분이다. 아이가 타고 싶다고 해서 태워주면 2분도 안 돼서 내리겠다고 하고, 10분 뒤에 또 다시 태워달라고 한다. 밥 먹을 때도 식탁 옆에 떡하니 버티고 서 있는 걸 보면 내가 왜 이걸 샀나 싶은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차라리 미끄럼틀을 살 걸 그랬나 싶기도 하지만 미끄럼틀은 또 얼마나 자리를 차지할지 생각하면 답이 안 나온다. 키즈카페에서는 그렇게 한 몸처럼 붙어 지내던 놀이기구들이 왜 우리 집만 오면 천덕꾸러기가 되는지 모르겠다.
예상치 못한 안전 문제와 층간소음
사실 제일 걱정되는 건 층간소음이다. 이게 스프링이 달린 모델이다 보니 아이가 격하게 흔들면 바닥으로 전달되는 ‘쿵’ 하는 진동이 무시할 수준이 아니다. 매트를 두껍게 깔아두긴 했지만, 아래층에서 올라올까 봐 아이가 너무 세게 탈 때마다 나도 모르게 조마조마해진다. 예전에 노후 공원 정비 사업으로 설치된 흔들 놀이기구들이 탄성 포장이 깔려 있는 이유를 이제야 알 것 같다. 집 안은 그런 충격 흡수 장치가 없으니까 매번 내가 조마조마하며 아이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처분 고민과 남은 흔적
이제는 흔들말이 거의 빨래 건조대나 가방 걸이로 쓰이고 있다. 아이가 가끔 타긴 하지만, 이제는 자기가 스스로 올라타서 흔들기보다는 그냥 앉아서 인형 놀이를 하는 식이다. 당근에 다시 내놓을까 싶어서 사진을 찍어봤는데, 이걸 다시 닦고 포장해서 누군가에게 전달할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피곤하다. 키즈카페에서 잠깐 타는 게 가장 즐겁다는 사실을 왜 진작 몰랐을까. 오늘 저녁에도 거실에 덩그러니 놓인 흔들말을 보며 한숨을 쉬었다. 버리기는 아깝고, 두자니 거추장스럽고, 아이는 어느새 거실 한쪽에 팽개쳐둔 다른 장난감에만 관심을 보인다. 흔들말의 스프링이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릴 때마다 그냥 이걸 들이지 말 걸 그랬나 하는 후회가 밀려온다.

어휴, 생각보다 훨씬 번거로웠네요. 키즈카페에서 느꼈던 즐거움과는 달리, 집에서는 오히려 관리하는 게 더 힘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