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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즈카페 창업 상담을 받고 돌아오던 길에 들었던 생각

설레는 마음으로 찾아갔던 상담실

지난주에 은평구 쪽에 있는 한 창업 상담 사무실에 다녀왔다. 사실 거창한 계획이 있었던 건 아니고, 그냥 동네에 괜찮은 키즈카페 자리가 하나 나왔길래 가벼운 마음으로 문의를 넣었던 거였다. 내 돈을 들여서 뭘 한다는 게 참 무서운 일인데, 막상 상담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생각보다 훨씬 딱딱한 분위기에 살짝 긴장했다. 창업 상담이라는 게 내가 생각했던 것처럼 ‘이렇게 하면 잘 돼요’ 같은 장밋빛 미래만 보여주는 게 아니라는 걸 바로 깨달았다. 대뜸 물어보는 게 내 가용 자산이 얼마인지, 대출은 어느 정도까지 생각하고 있는지였다. 30대 중반쯤 되니까 이런 현실적인 질문이 훅 들어오면 괜히 작아지는 기분이다.

쏟아지는 숫자의 압박

상담해주시는 분이 건네준 견적서를 한참 쳐다봤다. 대충 예산은 2억 정도 잡아야 한다고 했다. 보증금 빼고 인테리어랑 시설물 넣고 나면 사실 남는 돈이 별로 없는데, 거기에 가맹비랑 교육비까지 더해지니 머리가 지끈거렸다. 요즘 음식점은 배달 전문점이 많아서 비용이 좀 덜 든다던데, 키즈카페는 아무래도 아이들이 뛰어노는 공간이라 시설 유지보수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설명을 들었다. 특히 놀이 기구 안전 인증받는 게 보통 일이 아니란다. 내가 그냥 애들 좋아하니까 하면 되겠지 싶었던 게 얼마나 안일한 생각이었는지 현장에서 뼈저리게 느꼈다. 2억이라는 돈이 적은 돈도 아닌데, 이게 나중에 회수될 수 있을지 계산기를 두드려봐도 답이 잘 안 나왔다.

현실적인 운영의 굴레

상담사분이 예전에 키즈카페 하다가 접으신 분들 이야기를 해주는데, 사실 그게 제일 와닿았다. 보통 주말에 매출이 몰리는데, 그때 알바생 관리하는 게 제일 힘들다고 하더라. 삼겹살집이나 햄버거집처럼 회전율이 중요한 곳이랑은 또 결이 다른 게, 아이들은 한번 들어오면 3시간은 기본으로 버티니까 테이블 회전이 거의 안 된다는 거다. 그래서 입장료 말고 먹거리 판매로 수익을 내야 하는데, 요즘 엄마들이 깐깐해서 간식 하나도 성분 따지고 건강한 거 찾느라 마진율 맞추기가 정말 어렵다고 했다. 내가 직접 몸으로 뛰면서 주방까지 봐야 할 상황을 상상해보니, 이건 단순히 돈을 버는 문제가 아니라 내 생활 자체가 완전히 사라지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밖으로 나왔을 때의 공허함

상담을 마치고 나와서 근처 공원을 한 바퀴 돌았다. 날씨는 좋은데 마음이 이상하게 무거웠다. 창업지원센터나 어디 기관에서 지원받을 수 있는 청년 창업 자금 같은 걸 알아보면 조금 나을까 싶기도 했다. 그런데 막상 돌아오는 길에 지하철 안에서 핸드폰으로 이것저것 검색해보니, 주변에 이미 잘 나가는 키즈카페들은 전부 대형 프랜차이즈거나 아예 컨셉이 확실한 곳들이었다. 내가 과연 그들 사이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사실 상담사님은 무조건 할 수 있다는 식으로 분위기를 몰아갔지만, 나는 오히려 더 신중해져서 돌아왔다.

아직 결론은 나지 않았다

집에 와서 아내랑 저녁을 먹으면서도 계속 그 견적서 생각이 났다. 굳이 이렇게까지 리스크를 안고 시작해야 할까. 요즘은 또 무슨 일자리 박람회 같은 것도 많이 열린다던데, 그냥 직장을 다니면서 안정적으로 살까 아니면 한 번쯤 내 거를 해볼까 하는 고민이 며칠째 계속된다. 당장 내일이라도 계약할 것처럼 말하고 나왔지만, 사실 마음속으로는 반반이다. 돈을 잃지 않는 것만으로도 성공이라는 말이 왜 그렇게 무겁게 느껴지는지 모르겠다. 일단은 조금 더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 섣불리 결정해서 후회하는 것보다는, 조금 답답하더라도 천천히 고민해보는 게 맞지 않을까 싶다. 정말 창업은 생각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또 무서운 영역인 것 같다.

“키즈카페 창업 상담을 받고 돌아오던 길에 들었던 생각”에 대한 3개의 생각

  1.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예상보다 현실적인 질문들이 많았다는 점이 와닿네요. 특히 대형 프랜차이즈와의 경쟁에 대한 걱정이 크던데, 시장 분석을 좀 더 꼼꼼히 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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