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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키즈카페 방방이보다 아파트 정원 정자가 더 편해진 이유

집 앞 놀이터 정자에 앉아 보내는 오후

요즘은 주말마다 아이를 데리고 밖으로 나가는 게 예전보다 더 큰 일처럼 느껴진다. 예전에는 유명하다는 키즈카페도 찾아보고, 입장료로 2만 원 가까이 내면서 두 시간씩 버티곤 했는데 이제는 좀 지친다. 지난달에 새로 입주한 단지 커뮤니티 시설을 둘러보다가 정자가 잘 만들어져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생각보다 공원 정자에 앉아 있는 게 훨씬 편하다. 건설 현장에서나 듣던 조경이니 시설물 유지관리니 하는 단어들이 이제는 내 일상 한가운데 들어와 있는 셈이다. 아파트 커뮤니티가 잘 갖춰진 곳으로 이사 온 뒤로 확실히 외출 빈도는 줄었다.

펜스 너머로 보이던 문주 공사 현장

이사 오기 전에는 매주 여기 공사 현장을 구경하러 왔었다. 그땐 펜스가 너무 높아서 안이 하나도 안 보였다. 가끔 뉴스에서 대형 문주 경쟁이 치열하다는 소식을 보긴 했지만, 사실 거주자 입장에서 거대한 석재 문주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었다. 입주할 때 보니 워터 커튼인지 뭔지 하는 수경 시설까지 설치되어 있었다. 멋있긴 한데,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는 화려한 조형물보다는 그냥 넓은 잔디밭 하나가 더 아쉽다. 공사할 때 들었던 건설면허 양도양수 이야기가 사실 이런 마감 공사 단가랑 직결되는 건지 가끔 궁금할 뿐이다.

아이가 방방이보다 나무를 더 좋아하는 건지

키즈카페에 가면 꼭 있는 방방이나 복잡한 미끄럼틀 대신, 아이는 정원 구석에 심어진 나무 사이를 뛰어다닌다. 조경 나무들이 아직 자리를 다 잡지 못해서 그런지 엉성한 느낌이 들 때도 있는데, 아이는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즐겁다. 관리실에서 가끔 조경 관리팀이 들어와 장미 아치를 손보거나 바닥 보수 공사를 하는데, 그런 거창한 시설물 유지관리라는 단어와 우리 아이가 여기서 흙장난을 하는 모습이 어색하게 겹쳐 보인다. 29억 원을 들여서 공원을 새 단장했다는 기사를 본 적 있는데, 우리 단지 조경 공사비는 얼마나 들었을지 문득 궁금해진다.

토건과 조경 사이의 미묘한 불편함

단지 내 보도블록이나 산책로를 정비하는 공사가 잦다. 지난주에는 갑자기 산책로 일부를 통제하고 무슨 작업을 하길래 물어보니 보행 안전 개선 공사라고 했다. 사실 걷는 데 큰 불편함은 없었는데, 이런 게 다 관리비에 포함되는 거겠지 싶으니 마음이 복잡하다. 토건 공사 소리가 아침부터 들리면 애가 낮잠을 자다가 깨기도 하고, 여러모로 아파트 단지라는 게 완벽하게 정돈된 공간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어제는 공원 정자에 앉아 있는데 바람이 세게 불어 나뭇잎이 다 날리길래 그냥 집에 들어왔다. 결국 밖은 밖이고 집은 집이다.

아직은 알 수 없는 것들

이런 대단지 아파트 조경이 정말 나중에 환금성에 도움이 될까? 부동산 뉴스를 보면 단지 규모가 크고 커뮤니티 시설이 화려할수록 미래 가치가 높다고들 한다. 하지만 매일 이곳을 마주하는 입장에서는 그냥 쾌적한 쉼터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조경 시설물을 계속 유지 관리하는 비용이 몇 년 뒤에 우리 집 관리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금은 그게 제일 불확실하다. 오늘도 정자에 앉아 시간을 보냈지만, 내일은 또 다른 정비 작업 때문에 펜스가 쳐질지도 모른다. 키즈카페 비용을 아꼈다는 안도감과 관리비가 얼마나 나올지 모른다는 막연한 불안감이 동시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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