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주말에는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아이들을 데리고 근처 대형 키즈카페를 다녀왔다. 확실히 요즘은 예전처럼 단순한 정글짐만 있는 게 아니라, 청도 스카이트레일 같은 시설이 들어오거나 물놀이를 겸할 수 있는 곳들이 많아져서 애들은 신이 났다. 입장료가 대충 어른 하나 아이 하나 해서 3만 원 가까이 나오는데, 솔직히 이 돈이면 집에서 실컷 놀게 하는 게 낫지 않나 싶어 괜히 계산기를 두드려보게 된다. 거기서 파는 볶음밥이나 음료 가격까지 더하면 주말에만 십만 원이 훌쩍 넘어가니까.
집 안의 놀이공원을 꿈꾸다
결국 평일 낮에 틈틈이 찾아보던 베란다 놀이방 인테리어 사진들을 다시 꺼내 들었다. 깔끔한 블럭매트 깔고, 구석에 아담한 미끄럼틀 하나 두면 거실이 좀 덜 어수선해 보이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인스타그램에 나오는 그런 감성적인 공간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애들이 소파 위에서 뛰어내리지는 않겠지 싶었다. 사실 실외 놀이터를 데려가는 것도 한두 번이지, 미세먼지 수치 확인하고 준비물 챙겨서 나가려니 벌써부터 진이 빠지는 게 사실이니까.
미끄럼틀이 차지한 거실의 현실
막상 미끄럼틀을 배송받아 조립해 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컸다. 거실 한복판에 떡하니 자리 잡은 플라스틱 구조물은 디자인이고 뭐고 그냥 ‘여기는 애들 구역’이라고 광고하는 듯했다. 예전에는 카페 같은 분위기를 내고 싶어서 식물도 좀 배치하고 가구 배치도 신경 썼었는데, 지금은 그저 발에 치이지 않는 게 다행이다. 블럭매트를 깔아두니 바닥 청소도 예전보다 몇 배는 더 힘들다. 매트 사이사이 틈새로 들어가는 먼지며 과자 부스러기를 볼 때마다 ‘내가 이걸 왜 샀지’ 싶은 회의감이 밀려온다.
공간과 감성 사이의 모호한 경계
지인이 사는 아파트 단지 커뮤니티 시설을 보면 키즈 스테이션이나 실내 놀이터가 너무 잘 되어 있어서 부러울 때가 있다. 건축 초기부터 그런 육아 친화적인 설계를 염두에 둔 곳들은 인테리어부터 다르니까. 굳이 내 집 거실을 이렇게까지 망쳐가며 놀이 공간을 만들어야 하는 건지, 아니면 그냥 밖에서 비싼 돈 주고 노는 게 정신 건강에 이로운 건지 매번 결론이 나지 않는다. 예전에 갔던 울산의 어느 교회 카페 옆에 있던 키즈랜드는 인테리어랑 운영이 참 인상적이었는데, 그런 식의 공간 배분은 개인 주택에서는 불가능하겠지.
다음 주말을 대하는 태도
어제는 결국 미끄럼틀 위에 빨래를 널어두었다. 이게 인테리어인지 창고인지 모를 지경이 되었지만, 아이들은 여전히 그 위에서 잘 논다. 어쩌면 내가 너무 완벽한 공간을 꿈꿨던 건지도 모르겠다. 1박에 20만 원이 넘는 호텔 키즈룸을 예약해볼까 싶다가도, 결국 가서도 내가 쉴 수 있는 건 아니니 마음을 접는다. 지금 이 거실의 풍경이 조금은 지저분하고 답답해도, 애들이 저렇게 신나게 웃는다면 일단은 두고 보는 수밖에. 솔직히 말하면, 다시 되돌리고 싶은 마음 반, 그래도 이게 어디냐 싶은 마음 반으로 오늘도 거실을 가로질러 주방으로 향한다. 매트 끝에 발이 걸려 넘어질 뻔한 게 벌써 오늘만 세 번째다.

블럭매트 때문에 바닥 청소는 정말 곤욕이죠. 저도 매트 사이 틈새 먼지 때문에 스트레스 받아요.
저도 비슷한 고민을 한 적이 있어요. 우리 아이들 놀이터처럼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 방 전체를 바꾸는 것도 망설여졌거든요.
미끄럼틀 설치 생각부터 시작해서 거실이 엉망이 되다니,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어요. 집에서 놀이 시간을 만들려고 할 때, 공간 활용 때문에 고민이 많거든요.
키즈카페 가는 것도 비싸지만, 집에서 놀 때 매트 청소 때문에 오히려 더 힘들었던 경험이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