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동네마다 ‘서울형 키즈카페’라는 이름이 부쩍 자주 보인다. 처음에야 뭐, 그냥 이름만 거창한 동네 키즈카페겠거니 했다. 아이들 데리고 가볼 만한 곳이 늘어나는 건 좋은 일이니까. 그러다가 이번에 어린이날을 낀 연휴 기간에 서울형 키즈카페 60여 곳이 무료로 개방된다는 소식을 들었다. ‘오, 이건 한번 가봐야겠다’ 싶어서 집에서 제일 가까운 곳으로 예약 없이 바로 다녀왔다.
생각보다 꽤 괜찮았던 서울형 키즈카페
우리가 간 곳은 용산구 청파동에 새로 문을 연 곳이었다. 폐원된 어린이집 건물을 새로 단장해서 만든 곳이라 그런지, 내부 공간이 꽤 넓고 아늑했다. 평소 같으면 시간당 이용료가 1000원인데, 어린이날 주간이라 무료였다. 물론 예약은 미리 했어야 했는데, 운 좋게 딱 맞는 시간에 예약이 가능했다. 서울형 키즈카페라고 해서 뭔가 특별한 체험 프로그램이 있거나, 엄청나게 큰 놀이기구가 있을 줄 알았는데, 우리가 간 곳은 오히려 소박한 편이었다. 그래도 트랙, 미끄럼틀, 볼풀 같은 기본적인 놀이 시설은 잘 갖춰져 있었고, 무엇보다 아이들이 안전하게 놀 수 있도록 시설 곳곳에 신경 쓴 흔적이 보였다. 2022년 12월에 문을 열었다고 하니 비교적 새 시설이었고,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었다. 보통 키즈카페 가면 바닥이 좀 끈적이거나 먼지가 쌓인 곳이 많은데, 여기는 그런 느낌이 전혀 없었다. 모래놀이 시설도 있었는데, 아이들이 흙장난하는 걸 좋아하는지라 매우 만족스러워했다. 숲이랑 어우러지게 공간을 꾸몄다는 설명이 있었는데, 아무래도 도심 속에 있다 보니 아주 깊은 숲은 아니었지만, 조경 자체는 신경 쓴 느낌이었다.
무료 개방이라 사람이 많을 줄 알았는데
사실 무료 개방이라고 해서 사람이 정말 많을까 봐 걱정했다. 그런데 예상보다 붐비지 않았다. 아마도 예약제로 운영하다 보니 그런 것 같았다. 딱 정해진 인원만 들어오도록 조절하는 듯했다. 우리 말고도 다른 가족 몇 팀이 더 있었지만, 놀이 공간이 넓어서 서로 부딪히거나 눈치 보지 않고 편하게 놀 수 있었다. 아이들은 신나게 뛰어놀고, 어른들은 잠시 앉아서 쉬기도 하고, 아이들 노는 모습을 지켜보기도 했다. 다른 서울형 키즈카페 후기들을 보면 클라이밍이나 좀 더 역동적인 시설이 있는 곳도 있다고 하던데, 우리가 간 곳은 그런 건 없었다. 하지만 4살 아이가 놀기에는 충분했고, 10살까지도 재미있게 놀 수 있는 수준이었다. 1000원이라는 가격에 비해 훨씬 만족스러웠다. 무료 개방 기간이 아니더라도 이 정도 가격이면 충분히 방문할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대했던 것보다 좋았던 점들
가장 좋았던 점은 역시 ‘안전’이었다. 아이들이 뛰어다니는 공간이다 보니 미끄러지거나 넘어지는 걸 신경 쓰게 되는데, 바닥이나 시설물 마감 처리가 매끄럽게 되어 있어서 안심이었다. 아이가 좀 어린 편이라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살펴보는 편인데, 위험하다 싶은 구석은 거의 없었다. 그리고 생각보다 ‘조용했다’. 일반적으로 키즈카페는 아이들의 함성과 음악 소리로 시끄러운 편인데, 여기는 공간 자체가 주는 느낌 때문인지, 아니면 오는 사람들의 성향 때문인지,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였다. 아이들이 소리를 지르고 뛰어다니는 건 당연한데, 그걸 둘러싼 공간 자체가 주는 편안함이 있었다. 프로그램이 다양하진 않았지만, 만들기 체험 같은 것을 하는 날도 있다고 하니 다음에는 그런 날 맞춰서 와봐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에 갈 때는 좀 더 알아보고 가야지
이번에는 그냥 가까운 곳으로 무작정 가봤지만, 다음번에는 좀 더 정보를 찾아보고 가려고 한다. 서울형 키즈카페마다 특색이 조금씩 다른 것 같았다. 어떤 곳은 클라이밍이나 짚라인 같은 역동적인 시설을 갖추고 있고, 어떤 곳은 좀 더 교육적인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한다. 예를 들어, 서울 키즈위크 행사 때 봤던 곳들은 숲과 어우러진 자연 친화적인 놀이 공간이 인상적이었다고 하니, 그런 곳을 찾아보는 것도 좋겠다. 우리가 갔던 곳은 4~16세 이용 가능이었는데, 연령대별로 즐길 수 있는 시설이 조금씩 다른 것 같았다. 우리 아이는 아직 어려서 괜찮았지만, 좀 더 큰 아이가 왔다면 아쉬워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아이의 나이와 흥미에 맞는 곳을 고르는 게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쉬웠던 점은…
아쉬웠던 점이라면, 아무래도 ‘접근성’이 조금 애매했다는 점이다. 우리가 간 곳은 지하철역에서 걸어서 10분 정도 걸어야 했는데, 아이를 안고 짐까지 들고 가기에는 조금 부담스러운 거리였다. 물론 동네 주민들이라면 크게 문제 되지 않을 테지만, 일부러 찾아가는 경우에는 좀 더 교통이 편리한 곳을 선택하는 게 좋겠다. 그리고 이건 모든 키즈카페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주말이나 특정 시간대에는 예약이 필수라는 점이다. 무료 개방 날이라 미리 예약하긴 했지만, 다른 주말에도 가려면 미리미리 예약해야 할 것 같다. 사실 이런 종류의 시설은 즉흥적으로 가고 싶을 때가 많은데, 예약 시스템 때문에 조금 불편함을 느낄 때도 있다. 그래도 이 정도 가격에 이 정도 시설이면 충분히 감수할 만한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다음번에는 다른 지역의 서울형 키즈카페도 한번 방문해볼 생각이다.

바닥 마감 꼼꼼하게 해주셔서 다행이네요. 저희 아이도 미끄럼 방지 안하고 돌아다니는 거 걱정했는데, 이런 점이 중요하구나 알게 됐어요.
바닥이 매끄럽게 되어 있어서 정말 좋았네요. 아이가 미끄러질까 봐 항상 걱정했는데, 안심이 되어서 다행입니다.
모래놀이 시설 진짜 좋았네요! 우리 아이도 흙판에 엄청 즐거워하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