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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키즈카페보다 편할 줄 알고 예약했던 장기동 키즈풀의 의외의 복병

장기동 키즈풀 파티룸을 예약하게 된 이유와 비용

조리원 동기 모임이 오랜만에 잡혔는데, 다들 애들이 조금 크다 보니 그냥 일반 카페나 식당에서는 도저히 감당이 안 될 것 같다는 의견이 모였다. 장기동 근처에서 모이기로 하고 어디를 갈까 알아보다가, 요즘 엄마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키즈풀 파티룸을 대여해 보기로 했다. 일반 키즈카페는 주말에 가면 다른 아이들도 워낙 많고 정신이 없어서 우리끼리 앉아 이야기를 나누기 어렵다 보니, 프라이빗하게 한 공간을 통째로 빌리는 게 낫겠다는 판단이었다. 그렇게 검색 끝에 결정한 곳이 장기역 2번 출구에서 걸어서 10분 정도 걸리는 상가 건물 3층에 위치한 씨티케이션 장기점이었다. 이용 가격은 주말 오후 타임 기본 4시간 대관 기준으로 28만 원 선이었는데, 인원 추가 요금까지 더해지니 생각했던 것보다 지출이 제법 컸다. 그래도 호텔 파티룸이나 아주 멀리 있는 수영장 펜션으로 놀러 가는 비용에 비하면 이동 시간도 아끼고 나름 합리적일 것이라 기대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그냥 편하게 앉아서 배달 음식이나 시켜 먹으며 애들 물놀이하는 걸 지켜보면 되는 줄로만 알았다.

입실 직후 마주한 시설 상태와 수영장 온도 조절의 시작

예약 당일 시간에 맞춰 상가 건물에 도착했다. 주차장이 다소 협소하고 입구가 좁아서 운전이 서툰 동기는 들어올 때부터 애를 먹었다며 투덜거렸다. 입실 10분 전에 비밀번호와 간단한 이용 안내가 담긴 문자가 도착했고, 문을 열고 들어가니 가장 먼저 느껴진 것은 특유의 약한 락스 냄새와 따뜻하게 데워진 온기 섞인 습기였다. 내부는 소셜 미디어에서 보던 것처럼 감성적이고 깔끔하게 꾸며져 있었다. 작은 미끄럼틀과 장난감 영역이 있었고, 한쪽 벽면을 차지한 유리창 너머로 아기 풀장이 보였다. 물은 미리 따뜻하게 채워져 있어서 바로 들어갈 수 있는 상태였지만, 풀장 내부의 열기가 거실 쪽으로 나오지 않게 하려고 문을 닫아두니 공간 전체가 다소 답답하게 느껴졌다. 애들은 벌써 신이 나서 옷을 벗겨달라고 성화였는데, 막상 물 온도를 만져보니 생각보다 미지근하게 느껴져서 온수를 더 틀어야 하나 고민이 시작되었다.

물놀이 과정에서 번거로웠던 온도 관리와 미끄러운 바닥

본격적으로 아이들이 물에 들어가 놀기 시작하면서 예상치 못한 자잘한 번거로움들이 꼬리를 물었다. 물놀이 전용 키즈카페라 온도가 자동으로 잘 유지될 줄 알았는데, 물속에서 노는 아이들의 움직임 때문인지 시간이 지나면서 물 온도가 조금씩 내려가는 게 피부로 느껴졌다. 중간에 온수 밸브를 열어 뜨거운 물을 추가로 공급해 주어야 했는데, 수압이 생각보다 시원치 않아서 적당한 온도를 맞추는 데 시간이 꽤 걸렸다. 게다가 물 밖으로 수시로 들락날락하는 아이들이 감기에 걸릴까 봐 풀장 문이 열릴 때마다 온 신경이 쓰였다. 실내 난방 온도를 높여 놓았음에도 젖은 몸으로 나오면 애들이 춥다며 몸을 떨었다. 바닥은 타일 재질이라 미끄럼 방지 처리가 되어 있다고는 하지만, 물이 튀면서 바닥 전체가 흥건해져 어른이고 아이고 미끄러지기 십상이었다. 넘어질까 봐 불안해서 “뛰지 마라”, “조심해라” 소리를 지르느라 목이 다 아팠다. 준비된 타월도 애들 닦이고 나니 금방 축축해져서 집에서 수건을 더 챙겨올 걸 그랬다는 후회가 들었다.

물놀이 이후 배달 음식 섭취와 한정된 공간에서의 식사

한바탕 물놀이를 하고 기운이 빠진 아이들을 위해 미리 주문해 둔 피자와 떡볶이가 배달되었다. 일반 키즈카페는 외부 음식 반입이 금지되거나 내부 매점만 이용해야 해서 선택의 폭이 좁은데, 여기는 우리 입맛에 맞게 자유롭게 배달 음식을 시킬 수 있다는 점은 확실히 편했다. 하지만 젖은 몸을 대충 수건으로 감싼 아이들을 좁은 식탁 의자에 앉혀 밥을 먹이는 과정은 그 자체로 또 다른 노동이었다. 의자가 젖을까 봐 마른 수건을 덧대어 깔아주고, 흘리는 음식을 닦아가며 먹이느라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물놀이 여파로 흥분한 아이들은 평소보다 더 칭얼댔고, 좁은 테이블 공간에서 뜨거운 음식을 나눠 먹다 보니 행여나 쏟을까 봐 조마조마한 마음이 계속되었다. 게다가 다 먹고 난 뒤 나온 음식물 쓰레기와 재활용품을 규정에 맞춰 분리수거해야 하는 일도 결국 우리의 몫이라, 대접받는다기보다는 그냥 남의 집에 와서 일만 하다가 가는 기분이 묘하게 들었다.

퇴실 전 아이들 샤워와 젖은 짐 정리로 분주했던 시간

이용 시간 4시간 중에서 마지막 1시간은 그야말로 시간과의 싸움이었다. 퇴실 전에는 사용한 공간을 원래대로 정리하고 아이들을 전부 씻겨서 옷까지 입혀야 했다. 샤워 시설이 있긴 했지만 부스 크기가 작아 아이 여러 명을 동시에 씻기기에는 역부족이었고, 결국 한 명씩 차례대로 씻기느라 시간이 지체되었다. 씻고 나온 아이들의 머리를 말려주려는데, 비치된 헤어드라이어는 바람이 약해서 긴 머리 아이들의 물기를 말리는 데 한참이 걸렸다. 성능 좋은 드라이어라도 한 대 더 구비되어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하나뿐인 기계로 번갈아 말리다 보니 마음만 조급해졌다. 젖은 수영복을 대충 쥐어짜서 비닐팩에 쑤셔 넣고, 아이들이 어질러 놓은 블록과 장난감들을 제자리에 맞추다 보니 퇴실 시간을 불과 5분 남겨두고 겨우 짐을 쌀 수 있었다. 쓰레기봉투를 양손에 들고 나오는데 온몸의 진이 다 빠져나간 기분였다.

대관 종료 후 피로감과 재방문에 대한 개인적인 망설임

집으로 돌아와 젖은 수영복과 타월들을 세탁기에 넣고 돌리면서 과연 이 돈을 쓰고 이만큼의 피로를 감수할 가치가 있었는지 자문하게 되었다. 주말 오후 짧은 4시간을 보내기 위해 지출한 비용 대비, 엄마들이 편하게 앉아 차분하게 대화를 나눈 시간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일반 키즈카페에 갔더라면 아이들이 자기들끼리 놀이 시설을 찾아 돌아다니는 동안 조금이나마 쉴 틈이 있었을 테고, 온천 가족탕이 있는 숙소에 갔다면 체크아웃 시간에 쫓겨 이렇게 허둥지둥 짐을 싸지는 않았을 것이다. 물놀이라는 콘텐츠가 주는 매력은 분명하지만, 그만큼 뒤따르는 보호자의 노동 강도가 상당하다는 것을 이번에 뼈저리게 느꼈다. 다들 다녀와서 단톡방에 힘들었다는 얘기만 잔뜩 남겨놓은 것을 보니, 다음 모임에는 그냥 평범하고 씻길 필요 없는 곳으로 장소를 정하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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