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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아빠표 놀이동산을 만들려다 층간소음만 걱정하게 된 날

거실을 키즈카페처럼 꾸며보려던 계획의 시작

지난 주말, 날씨가 너무 더워서 밖으로 나갈 엄두가 나질 않았다. 아이는 에너지가 넘치는데 집에서 TV만 보여주기는 좀 미안해서, 유튜브에서 본 것처럼 거실을 대대적으로 개조하기로 마음먹었다. 다이닝룸 인테리어를 조금 조정해서 아이만의 놀이터 공간을 확보하고 싶었다. 사실 키즈카페 창업비용을 알아보던 지인의 말이 떠오르면서, 그 돈이면 차라리 집에 괜찮은 어린이 미끄럼틀이랑 매트 몇 장 깔아주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안일한 생각에서 시작된 일이었다. 헬스장 바닥 매트로 많이 쓴다는 탄성 고무 재질의 매트를 알아보다가, 집안 인테리어랑 너무 안 어울릴 것 같아서 결국 아이보리색 두툼한 놀이방 매트를 샀는데 이것만 해도 20만 원이 훌쩍 넘었다. 배송받고 나니 생각보다 부피가 커서 거실 한복판이 꽉 차버렸다.

장롱나라 놀이터를 흉내 내다가 겪은 난관

거실 한쪽에 이불을 쌓아두고 소위 ‘장롱나라 놀이터’ 같은 컨셉을 만들었다. 아이는 처음에는 신나서 이불 터널을 기어 다니고 좋아했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아이가 장롱에서 꺼낸 이불로 성을 쌓고 뛰어내리기 시작했는데, 이게 생각보다 소음이 컸다. 아이들은 재미있으면 발을 구르며 뛰는데, 층간소음 방지법을 찾아보며 바닥 충격이 적은 놀이를 찾으려 했던 내 노력이 무색해졌다. 숨바꼭질이나 기어가기는 평온했지만, 미끄럼틀을 타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아랫집에서 올라올까 봐 마음이 조마조마했다. 결국 아이를 달래느라 나까지 땀을 뻘뻘 흘리며 바닥에 납작 엎드려 조용히 놀아야 했다. 도파민 터지는 테마파크처럼 거창한 실내 어드벤처를 만들려던 꿈은 어디 가고, 결국 소음 방지용으로 매트 위치만 계속 수정하고 있었다.

생각보다 길어진 정리 시간과 피로감

놀이가 끝나고 난 뒤가 정말 문제였다. 아이가 장롱에서 끄집어낸 이불, 베개, 인형들이 거실을 점령했는데 다시 원래대로 돌려놓는 게 너무 귀찮았다. 롯데호텔 괌 같은 곳에서 패키지로 숙박하며 키즈 실내 놀이터 이용권을 쓰는 게 훨씬 경제적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거기선 놀고 나면 남이 치워주기라도 하니까 말이다. 의정부예술의전당에서 한다는 ‘아빠가 만든 놀이터’ 같은 체험전은 기획자가 전문가들이라 그런지 공간 구성도 알차 보였는데, 나는 겨우 거실 하나 정리하는 데 두 시간이 넘게 걸렸다. 이불을 개고 매트 사이에 낀 먼지를 닦아내다 보니 이게 무슨 고생인가 싶었다.

밖으로 나가는 게 결국 정답인가

아이가 즐거워했으니 된 것 같기도 한데, 한편으로는 찜찜함이 남는다. 층간소음 때문에 아이에게 “살살 뛰렴”, “조용히 해”라고 계속 말하는 게 과연 맞는 건지 모르겠다. 실내에서 해결하려기보다 그냥 놀이터나 공원에서 충분히 뛰어놀고 오는 게 서로에게 스트레스가 덜하다는 말이 정말 정답인 것 같다. 다음번엔 그냥 가까운 공원이라도 나가야겠다. 헬스장 바닥 매트까지 사서 깔아버리면 정말 우리 집이 실내 놀이터가 될 것 같긴 한데, 그렇게까지 해서 집을 키즈카페처럼 쓰는 게 과연 아이의 정서에 좋을지, 아니면 내 욕심일지 아직도 확신이 안 선다.

아직 해결되지 않은 바닥재 고민

결국 탄성 고무 매트를 완전히 포기하지는 못하고 있다. 층간소음을 조금이라도 확실히 줄여보고 싶은 마음 때문인데, 인테리어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고르는 게 너무 어렵다. 백석 시그니처 자이 모델하우스에서 봤던 그런 깔끔한 키즈 놀이터 분위기를 집에서 흉내 내고 싶지만, 현실은 굴러다니는 장난감과 접어둔 매트의 향연이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차라리 큰맘 먹고 실내 놀이터가 잘 갖춰진 숙소를 예약하는 게 정신 건강에는 훨씬 이로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당분간은 지금 있는 매트 위에서만 노는 것으로 아이와 합의를 보긴 했는데, 아이가 언제까지 이 좁은 범위에서 만족해줄지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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